낯선 세계와의 조우에 대한 언어적 관점의 새로운 접근
영화의 주인공인 루이즈 뱅크스(에이미 애덤스, 우리에겐 영화 슈퍼맨의 그녀로 잘 알려져 있다.)는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는 언어학 교수이다. 어느 날 강의를 들어가려는 중에 외계 생명체가 출연하게 되고, 루이즈는 외계인의 언어를 번역해 달라는 미군의 요청에 의해 외계 생명체가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외계인이 있는 몬테나로 이동하면서 루이즈는 이론 물리학자인 이안 도널리를 만나고 이안은 영화의 중요한 핵심 메세지로 볼 수 있는 루이즈가 쓴 책 서문을 읽는다.
“언어는 문명의 초석이자 사람을 묶어주는 끈이며 모든 분쟁의 첫 무기다“
하지만 물리학자인 이안은 당신의 글이 틀렸다고 지적하고 문명의 초석은 과학이라고 말한다. 언어와 과학이라는 상호 보완적이며 함께 나아갈 두 소재가 외계인이라는 새로운 대상을 마주하게 되는 상황에서 결국 그 상호 보완은 대상의 증명이라는 필연적인 도전에 의해 산산이 부서진다.
거대한 비행체에 도착한 루이즈는 비행물체 안으로 들어가면서 미니 화이트보드와 마커펜을 가지고 글자를 쓰면서 대화를 시작한다.
첫 글자인 ‘HUMAN’이라는 글자에 외계 생명체는 자신만의 독특한 문자를 그려 보인다.
외계 생명체와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선 인간의 언어를 더욱 많이 알려줘야 한다고 루이즈는 주장한다.
문자를 통해 서로 간의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루이즈는 더욱 많은 문자를 알려주면서 서로를 알아간다. 그러면서 루이즈는 외계 생명체의 언어도 학습하게 되고, 그들의 언어는 인간의 언어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외계인의 언어는 원형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는 시작과 끝이 없는 하나의 순환구조임을 나타낸다.
무수히 많은 소통의 결과, 인간과 외계인은 훨씬 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루이즈는 그들이 지구에 오게 된 내용을 물어본다. 외계 생명체는 무기를 주기 위해서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전 세계 각국에 흩뿌려진 외계 생명체들도 같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러나 명확한 의미가 아닌 메 세제는 결국 오해를 만들고 외계인을 공격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외계인의 언어를 통해서 시간의 일차원적이 흐름이 아닌 과거-현재-미래를 한꺼번에 볼 수 있게 된 루이즈는 벌어진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상황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한다. 이를 통해 평화적인 상태로 상황을 변화시킨다.
외계인을 통해 미래를 알 수 있는 루이즈는 미래를 바꿀 것인지에 대한 판단에서 당면하게 될 미래를 바꾸는 것이 아닌 수용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SF 소설가 테드 창 작품의 영화화
영화 ‘컨택트’는 SF 소설가로 잘 알려진 테드 창의 책 ‘네 인생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영화는 소설의 내용을 시각적으로 충분히 전환하여 스토리를 이어나간다. 하지만 소설가 테드 창 특유의 철학적인 표현과 분위기를 담아 가지는 못한다. 영화에서도 강조되는 외계 언어의 메시지를 이해한다는 것은 시공간의 초월을 의미하는 것이며 언어적 해석을 통해 주인공 루이즈가 진실에 도달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영화적 표현력에 한계를 보인다.
그럼에도 영화의 미장센은 소설이 가져다주는 무게감을 충분히 표현하기 위해 충실했다고 보인다.
SF 영화가 가진 보여주기 식 연출을 벗어난 장르
일반적인 외계 생명체가 나타나는 영화는 지구인과 외계인이 상호 전투를 벌이는 화려한 연출이 영화의 중요한 축으로 작용한다. 대표적인 영화가 윌 스미스 주연의 ’ 인디펜던스 데이‘, 톰 크루즈 주연의 '우주전쟁' 등이 그러하다. 미지의 존재가 보여주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무기와 공격은 그 자체만으로 인류에겐 위협과 공포를 주고, 그 공포적 요소는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좀 더 스펙터클함과 경외감을 보여주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SF영화의 장르를 표방하되, 철학적인 내용을 통해 새로운 영화를 제시한다. 물론 이 영화만 그러한 것은 아니다. 다만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지구에 도착한 외계 생명체를 마주한 상황에서 그 상황을 풀어나가는 전개 기법이 할리우드 특유의 자본주의적 요소를 배제하고 풀어나간 만큼 이런 영화적 시도에 대해선 언제든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드니 빌뇌브 특유의 감각은 추후, 영화 ‘듄’에서 그 연출력이 폭발한다. 영화 컨택트는 6년 뒤 나올 영화의 그 연출력을 위한 맛보기는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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